순대아짐의 독백

올해도 김장은 내가 키운 배추로 !!! 본문

주말농장

올해도 김장은 내가 키운 배추로 !!!

순대아짐 2011. 8. 21. 22:03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바람이 부는 것이 배추심는 시기가 왔다.

농협에 전화해보니 배추모종도 나왔다고 한다.

금요일 열심히 달리고 새벽에 집에 온 영감을 깨워서 농협으로 갔다.

잉~ 모종이 다 팔렸다고 낼 오란다.

 

그래서 일단 주말농장을 깨끗이 치우고 모종심을 준비까지만 해놓기로 하고

주말농장으로 고~고~

 

작년 같으면 오이에, 가지에, 고추에,,, 뭐 실컷 따다 먹었겠지만

올핸 날씨가 도와주질 않아 감질나게 맛만 보는 정도의 양 밖에 수확하지 못하였다.

채소 비싸단 말 하지말아야쥐!란 생각이 들정도로 말이다.

 

암튼, 주말농장 도착해보니

심어놓은 작물들이 힘겹게 버티고 있다.

오직 쌩쌩하게 남아있는건 들깨 뿐이다.

 

애기들 손바닥 길이만한 정도의 호박이 힘겹게 달랑 한개 남아있다.

 

들깨는 독야청청 푸르르다.

밭 가운데 심어져 있는 들깨는 가장자리로 옮겨심었다.

지금 뽑아버리기엔... 쫌 아까워서

 

가지는  몇개 열려있지만 그다지 신통해 보이지 않는다. 크기도.. 상태도...

 

지주대 세워주고 줄쳐주느라고 공을들인 오이는... 손을 좀 타는지

지난주에 왔을때 봐두었던 새끼 오이들이 안보인다.

 

다만, 다른 자리에서 10센티미터 정도 될만한 오이가 열려있다.

 

요기도 있네.

 

ㅎㅎ 여기도 있다.

꼬맹이 오이 수확은 세개로 끝.

그래도 이게 어디야란 생각이 든다. 

 

열무를 수확하고 아무것도 심지 않은 자리에는 잡초가 무성~~

 

쌈채소 중에는 이녀석만 남아있다. 한켠에 옮겨심어 놨다가 여러해살이라고 하니

추워지면 화분에 다시 옮겨놔야겠다.

겨울을 이기고 나면 내년봄에 다시 주말농장으로 오게될 것이다.

 

심어져 있던 애들 뽑고

비닐 싹~ 걷어내니 이런모습.

하악 하악 무지 힘들었다.

 

가장자리로 옮겨심어놓은 들깨가 힘이없다.

ㅋ 그래도 너의 질긴 생명력을 난 믿는다.

 

땅을 뒤집는데...

그동안 비가 너무 많이 와서 그런지 땅이 많이 젖어있어 흙이 너무 무겁다.

 

땅을 뒤집다 말고 힘들어서 쉬는중.

어제 그리 달리고 육체노동하려니 당연히 힘들지 이사람아.

그러게 뒷날을 생각하고 좀 달리시지요.

 

땅을 다 뒤집고는 퇴비를 뿌려 흙과 잘 섞이게 한다.

 

흙이 물을 많이 머금어 다루기가 어렵다.

뭉쳐있는 흙을 손으로 깨니 힘도 많이들고 잘 안깨진다.

 

헉. 헉.

힘들게 흙을 고루고루 섞고나니 이런 모습.

힘들어서 쓰러질 것 같다는 영감이 나머지는 내일 하자고 해서.

첫째날은 여기까지 마무리했다.

어차피 모종이 없어서 내일 또 와야하니 말이다.

 

둘째날은 7시 30분에 일어나서 농협에 일찍 도착하니

아직 모종이 많이 남아있었다.

72주에 8000원 이란다.

 

어제 퇴비와 섞어놓은 흙을 고랑과 이랑을 만들어 비닐까지 씌웠다.

아침부터 해가 쨍쨍나서

해수욕장 가기 좋은 날씨라 생각하며 땀을 삐찔삐질 흘리면서 말이다.

 

금요일에 너무 달린게 아직도 회복이 안됐는지 영감이 너무 힘들어해서

고랑 여섯개 만드는데도 중간에 한번 쉬었다 했다.

이제 모종만 심으면 된다.

 

적당한 간격으로 비닐에 구멍을 뚫고 배추모종을 심고있다.

밭에 비해 모종이 좀 많아서 간격이 약간 가까운 느낌이 든다.

그래두 여쩌랴 사온 모종을 버릴 수도 없고.

아무리 젖여있는 땅이라해도 모종을 옮겨심으니 모종이 약간 처진다.

 

원래는 구멍을 뚫고 그 구멍을 물을 주고나서 모종을 심어야 하는데

흘이 물을 많이 머금어서 괜찮을줄 알고 그 절차를 생략했더니 오히려 힘들다.

바늘 허리에 꿰어 못쓴다는 말이 맞다.

 

모종 모두 심고 물까지 흠뻑 주고나니 빈 모종판만 남는다.

가로 6개 세로 12개의 작은 구멍안에 있던 모종들이

밭에 심어졌으니 이젠 쑥쑥 자라도록 잘 돌봐주는 것만 남았다.

 

ㅎ~

이 배추가 잘 자라면 친정에도 좀 나눠줘야 겠다.

작년엔 배추가 포기수로는 70포기 정도 되는데 포기가 너무 작아 손만 많이 가는

남 주기도 민망한 상태라서 걍~ 내가 다 김장을 해버렸지만 말이다.

그래도 그 김장김치를 아직도 맛있게 먹고 있다.

내가 키운 배추라서 그런저 더 맛있고 더 정이간다.

아무리 볼품없이 자랐어서 버릴 수가 없는 것이다.

 

올핸 친정에도 나눠줄 수 있게 볼품있게 자라다오. 애기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