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대아짐의 독백
빼앗긴 봄에도 주말농장은 온다. 본문
드뎌.. 주말농장 땅에 씨앗뿌리고 모종심는게 마무리 되었다.
장장 3주에 걸쳐서.
첫주에 뿌렸던 씨앗에서 파릇파릇 싹이 나 있다.
날이 추워서 발아가 될까 걱정했는데
역시 자연의 힘은 위대하다. 그 변덕스러운 날씨를 이겨내고 싹이 뾰족하게 나왔다.
근데.. 열무와 시금치 싹은 보이는데 들깨와 상추 싹이 아직 보이질 않는다.
다음주에도 싹이 안 올라오면 다시 심어야 할까보다.
온도가 맞을려나 모르겠다.
열무싹이다. 세상에서 저 보다 더 이쁜 하트가 또 어디에 있을까.
다음주에 가면 많이 자라 있을꺼고 솎아서 열무 비빔밥 해먹어야쥐.
시금치 싹이다. 무심코 스쳐면 잡초 같기도 하다.
시금치는 좀 더디 자라서.. 한참 있어야 먹을 수 있다.
기르는 기간에 비해 수확이 좀 적지만 뽀빠이 같이 튼튼한 몸을 만들려면
물 열심히 주고 잡초 뽑아주고 해서 잘 키워야쥐.
올해는 다른 해에 비해 심은 모종의 종류와 양이 좀 적다.
다른때는 두구좌를 분양받았지만 올해는 한구좌만 분양받았기 때문이다.
오이.
작년까지는 4개를 심었는데 올해는 6개를 심었다.
작년보다 수량이 늘어난 유일한 작물이다.
오이 따먹는 재미가 심심찮기 때문에 더 심어본 것이다.
근데.. 약간 걱정이 된다.
분양받은 밭이 주말농장 입구에 있기 때문에 손을 많이 탈 것 같다.
실은 2개를 더 심은 것도 그 이유도 있다.
호박.
다른 때는 안 심었는데 올해는 4개를 심어봤다.
잘 커주면 좋겠다.
고추. 다른 해에 비해 적게 심었다.
땅이 모자라기도 하지만 작년에 해 놓았던 고추장이찌도 아직 남아있고
냉동실에 얼려두고 된장찌게 할때마다 넣는 풋고추도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이다.
방울토마토. 안 심으니 심심해서 심었다.
작년엔 그냥 토마토를 심어봤는데... 재미가 없었다.
역시 방울토마토가 더 낫다.
방울토마토는 곁순을 제거하고 외줄기로만 키워야 열매가 잘 맺힌다.
줄기 왼쪽으로 쬐그맣게 나온 게 곁순이다. 이걸 그냥 두면 곁가지가 너무 나와
나중에 감당이 되질 않는다.
가지. 열매가 아주 쏠쏠하다. 저 조그만 모종이 자라고 자라서
내 팔뚝만한 가지가 열린다.
시장에서 파는 가지 중에 그렇게 큰 건 못봤다.
모종을 모두 심고 물을 주고 있다.
모종 심은 곳은 모두 검을 비닐을 씌웠다.
해마다 해보지만 역시 검을 비닐을 씌우는게 여러모로 좋다.
날이 따뜻해지면 일주일이면 쑥쑥 자라는 잡초 제거를 해주지 않아도 되고
수분이 증발하지 않아 땅이 메마르지 않아 좋다.
또한 여름 끝무렵에 밭을 다시 엎어줄때 비닐을 씌우지 않은 곳보다 흙이 부드러워 엎기도 수월하다.
모종을 모두 심으면 필요한 곳에 지주대를 세워준다.
모종이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잘 뿌리내릴 수 있고 곧게 자랄 수 있도록 도와준다.
글고.. 신기한 것이.. 지주대를 하면 밭이 좀~~ 있어 보이기 까지 한다.
고추에 지주대를 세웠다.
무거운 열매가 열릴 가지에도... 지주대를 세워준다.
오이 넝쿨이 타고갈 길을 만들어 주기 위해 오이 근처에도 지주대 몇개를 세워준다.
다음주쯤 끈을 묶어 주면 오이가 타고 올라갈 것이다.
이번엔 쌈채소
이번 쌈채소는 좀 안이쁘게 심어졌다.
그래두.. 잘 자라주면 되니까~~ 괜찮다.
치커리. 모종으로는 두개만 심었다. 두개만 심어도... 모자라지는 않을 것이다.
쌈채소의 대명사. 상추이다. 너무 빨간애를 심었나보다.
샐러리.
향이~ 죽이다.
당귀.
역시 향이 끝내준다. 난 이렇게 향기 강한 쌈채소를 좋아한다.
신선초.
녹즙으로 많이 먹는 신선초이다.
쓰다고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입에 쓴게 몸에 좋은거다.
글고 난 쓰지도 않다.
겨자.
똑 쏘는 겨자가 없으면 쌈 싸먹는 재미가 없다.
봄 날씨가 예년에 비해 너무너무 변덕스럽고 추워서 모종이 나오질 않아 한번에 다 심지 못했다.
첫주에는 씨만 뿌리고
둘째주에는 모종 일부를 심고
셋째주에 드뎌 모종을 모두 심어서... 완성된 밭이다.
ㅎㅎ 뿌듯하다.
울 영감과 나의 공통 취미이자 나의 유일한 취미인 주말농장은
스트레스로 눌려있는 나의 마음을 느슨하게 풀어주고
먹거리를 제공해주는 아주 고마운 존재이다.
올해 날이 계속 좋지 않아 어떻게 자랄지 좀 걱정된다.
농부들의 마음을 이해한다고 하면 너무 주제 넘을지 모르지만
이렇게 날이 계속 좋지 않으면 그들의 애타는 마음을
조금은 정말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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